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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하
여백의 미, 단순함의 깊이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흙, 나무, 유리, 금속, 섬유 등 자연 소재의 물성을 연구해 일상의 물건으로 만드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자 문화 공간 ‘알로 페이퍼 가든’을 기획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쌓아온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을 담은 물건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원래 한 10년 정도 ‘알로 페이퍼가든’이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을 운영했었어요. 제가 동경하는 외국의 어떤 모습들, 거기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공간이었죠. 그러다가 ‘내가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뭘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적인 것을 잘 소개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공예 작가들의 작품들, 동양의 단아하고 우아한 멋, 여백의 미와 같은 미감이 잘 소개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거든요. 저는 ‘뉴욕에 너무 가보고 싶은 공간이 있다’ 그러면 진짜 비행기 표를 끊어서 뉴욕에 가는 사람이에요. ‘나 같은 사람이 한국에 비행기 표를 끊어서 오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분명히 더 많을 거니까. 그런 매력적인 공간을 그냥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 ‘알로 페이퍼가든’을 열었을 때도, 시작은 내가 가고 싶은 카페를 직접 만든 거였어요. 김치볶음밥도 있고 떡볶이도 있는데, 분식집은 아니고 커피를 마시면서 미팅도 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했어요. 그리고 카페라고 해서 파스타 같은 양식만 있는 게 아니라 한식과 양식을 모두 접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남들이 이미 너무 잘하고 있는 것은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지금도 훌륭한 카페들이 많잖아요. 그럼 일반적인 카페는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남들이 안 하는 것, 없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취향은 타고난다고도 얘기하는데, 저는 취향은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노력에 의해서 계속 좋은 거를 경험하고 써보고. 좋은 공간들이 있으면 다 찾아다니고, 느껴보고, 만져보고 그런 데서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예쁜 카페나 예쁜 숍을 다니면서, 어느 정도 성숙해지고, 여유로워지고는 갤러리를 간다든지, 외국 여행을 가서 건축가 건물을 투어한다든지. 시간적, 경제적으로 투자를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 패션이 제일 중요했던 사람이었어요. 패션디자이너 출신이기도 하고, 40~50년간 옷을 많이 사고 입어봤는데요. 근데 어느 순간 삶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려면 딱 이 정도 옷만 있으면 되겠구나, 알게 됐어요. 이게 내가 오랜 시간 돈을 투자하고 시간을 투자하고 해서 얻은 결론이야. 어느 시점이 되니까 옷이 많다고 해서 좋고 행복한 건 아닌 거예요. 내 공간에서, 가정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매일 생활하는 공간이 어떤지, 어떤 그릇을 쓰고, 어떤 옷을 입는지 이런 게 다 밸런스가 맞아야 해요. 그렇지 않고 그냥 옷만 잘 입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느낀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공유하고 나누고 싶다, 그런 마음에서 모노하를 만들게 됐죠.
작품을 사진으로만 보고 바로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는데, 작가분들 작업실이 보통 지방에 있으니 시간이 걸리는 편이죠. 하루 이틀 안에 부산과 통영을 왔다 갔다 한 적도 있고요. 한 번은 어떤 작가님 작품을 갖고 오고 싶어서 교토에 여러 번 방문했었는데, 교토에서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 마을이어서 택시비를 거의 40만 원 들여서 다녀온 적도 있었어요.
작품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 분들도 있어요. 단순히 돈과 물건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알아가야 하죠. 그래서 이 공간(모노하 한남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작가님들을 설득하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이미지적으로 어떤 공간이라는 게 명확하게 전달이 되어야 작가들도 받아들이고 움직일 텐데, 그전에는 어떤 컨셉의 브랜드라고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부족했던 거죠. 공간이 다 꾸며지고 난 후에는 설득이 조금 더 쉬워졌어요. 이런 공간이라면 전시하고 싶다고 말해주시기도 합니다.
고민이 많이 되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그걸 진짜 하고 싶은 건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은 필요해요. 근데 그게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으면, 일단 저질러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많이 하는 말인데,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뭔가 결정이 되는 순간에는 앞뒤 재지 말고 해봐야 해요. 돌이켜보면 저는 운 좋게도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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