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비용'을 0원으로, AI와 자사몰의 미래 | 아임웹 CTO 김형섭
2025. 10. 16
2025. 10. 16
많은 중소상공인들이 대형 유통 플랫폼에서 첫 판매를 시작하지만, 치솟는 광고비와 높은 수수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금세 한계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에게 ‘그 다음 단계’의 길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플랫폼 커머스의 한계가 분명해진 지금, 자사몰을 중심으로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려는 움직임은 ‘브랜드 커머스’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브랜드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전해드립니다.
✍️ 김형섭ㅣ 테크 칼럼니스트
오늘날 이커머스에서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플랫폼과 자사몰을 어떻게 병행할지가 핵심 과제가 된다. 플랫폼은 빠른 배송과 막강한 트래픽을 제공하지만, 그 안에서만 판매를 이어가면 고객은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만 기억하게 된다. 데이터 또한 플랫폼에 머물러 브랜드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많은 브랜드가 자사몰을 단순한 보조 채널이 아니라, 관계와 데이터를 축적하는 본진으로 삼으려 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 본진을 세우고 운영하는 일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실행의 속도와 실험의 빈도다. 그러나 자사몰 운영의 발목을 잡는 건 눈에 잘 띄지 않게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마찰, 즉 ‘시작 비용(starting cost)’이다.
예컨대 빈 문서 앞에서 멈칫하는 순간, 이미지 후보를 고르느라 길어지는 회의, 운영 규칙을 맞추기 위한 반복 수작업들. 겉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마찰이 쌓이면 실행 속도가 늦어지고, 결국 실험을 주저하게 만든다. AI의 진짜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작은 마찰을 줄여 브랜드가 더 빨리 시작하고, 더 자주 실험하게 만드는 것. 실행과 학습의 총량을 늘려 경쟁력을 키우는 것, 그것이 AI가 자사몰에서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다.
그렇다면 자사몰 운영 시 구체적으로 어떤 시작 비용이 존재할까? AI가 줄여줄 수 있는 5가지 대표 영역을 살펴보자.
먼저 ‘쓰기’의 시작 비용이다.
제품명과 설명, 옵션, 주의사항, SEO 키워드를 한 번에 제안하는 생성형 AI는 빈 문서 앞에서 망설이는 시간을 줄여준다. 최근에는 글과 이미지, 번역을 한 번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AI까지 보편화되며, 촬영이 어려운 컷은 생성 이미지로 보강하고 실제 촬영물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제작’이 점차 표준이 되고 있다. 초안 제작 시간이 분 단위로 단축되고, 승인 루프 역시 짧아진다.
둘째는 ‘응대’의 시작 비용이다.
챗봇은 주문·배송 같은 반복 CS 문의를 24시간 처리하고, 고객·주문 이력과 연결된 답변을 제시한다. 단순 대응을 넘어 복잡한 건을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넘겨주기 때문에 상담원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CS 기록 자체가 제품 개선 데이터로 활용되며, 불량이나 오배송 같은 이슈를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까지 한다.
셋째는 ‘실험’의 시작 비용이다.
예측 모델은 첫 구매 확률, 재구매 시점, 이탈 위험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고객 세그먼트를 만들어낸다. 운영자는 이 세그먼트에 맞춰 카피와 랜딩 페이지를 빠르게 생성하고, 상시 A/B 테스트를 돌리며 학습량을 늘린다. 앞으로는 채널별 예산 배분까지 AI가 권장안을 제시하고, 운영자는 승인만 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실험 설계와 타깃 추출에 들던 준비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넷째는 ‘운영’의 시작 비용이다.
자연어를 규칙으로 이해하는 기술이 확산되면서, ‘반품 승인 처리’나 ‘재고 보충 지시’처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가 자동 실행된다. 사은품 지급이나 가격 변경 같은 작업도 ‘규칙 관리’로 정리되며, 더 이상 사람이 일일이 지시서를 작성하거나 인수인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이로써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초기 마찰이 크게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제작’의 시작 비용이다.
이제 페이지는 클릭이 아니라 문장으로 제작할 수 있다. “이 배너를 장바구니 상단에 9월 30일까지 노출”이라고 입력하면 곧바로 생성과 배포가 이뤄진다. 복잡한 커스텀은 개발자와 코드 어시스턴트가 협업해 리드타임을 줄인다. 덕분에 티켓 발행이나 디자인 시안, 개발 요청 대기열이 크게 짧아진다.
AI가 줄이는 5가지 시작 비용 ⓒ아임웹
앞서 다섯 가지 영역에서 AI가 어떻게 시작 비용을 줄이는지 살펴봤다. 하지만 이 변화는 단편적인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 연결되고 축적되면서, 자사몰 운영 전체의 구조를 바꾸게 된다. 이 진화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AI로 바꾸는 단계별 자사몰 운영 포인트
첫 번째 단계는 ‘초안은 AI, 검수는 사람’의 구조다.
상품 상세나 공지, 리뷰 요약을 AI가 먼저 제안하고, 담당자가 승인·수정한다. 반복 CS 문의의 약 20%를 AI가 선응답하면서 상담원은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문서 작성과 응대의 시작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단계다. AI가 ‘작업을 대신한다’기보다 ‘시작선을 앞당겨준다’는 의미가 크다.
두 번째 단계는 자동화된 세그먼트와 자연어 규칙의 결합이다.
재구매·이탈 같은 세그먼트가 자동으로 생성·갱신되고, “VIP 고객에게 생일 쿠폰 발송”이라는 지시를 시스템이 곧바로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 실험과 운영 지시의 번거로움이 거의 사라진다. 브랜드는 고객 집단을 직접 분류하거나 복잡한 백오피스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고객 맞춤 활동을 상시적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예측 → 권장안 → 승인’의 자동 운영이다.
AI는 수요를 예측해 재고, 프로모션, 가격에 대한 권장안을 제시하고, 운영자는 목표와 가드레일만 설정한 뒤 승인한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월간 계획 수립의 시작 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깝게 줄어든다. 운영자는 수많은 반복 의사결정을 일일이 처리하는 대신, 전략과 방향 설정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다만 시작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과 주문, 상품 같은 퍼스트 파티(1st-party)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고, 외부 서비스와 쉽게 연결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갖추며, 기록과 되돌리기가 가능한 안정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AI를 도입하는 목적이 단순히 ‘속도’에만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속도와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 있을 때, 기술은 비로소 브랜드의 자산으로 남는다.
결국 AI의 핵심 가치는 거창하지 않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작게 실패하게 해주는 것. 시작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실험은 늘어나고, 실험이 쌓일수록 학습은 빨라진다. 이 학습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브랜드가 자사몰을 본진으로 삼을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데이터와 정책, 실행 속도를 스스로 설계하며,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관계의 무대를 직접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무대의 주인공은 여전히 브랜드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결국 브랜드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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