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카피, 어떻게 쓸까? 👀 카피 잘 쓰는 작은 브랜드 사례집
2025. 03. 04
2025. 03. 04
카피라이팅, ‘카피’는 쇼핑몰 곳곳에 필요합니다. 브랜드 슬로건부터 홈페이지 내 문구들, 제품의 상세페이지, 광고 소재, 소셜 미디어 콘텐츠, 알림톡이나 문자 메시지까지 다양하죠.
카피의 역할은 브랜드와 제품의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아요. 고객의 감정을 자극하여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일관된 스타일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죠.
이렇게 중요한 카피를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센스있는 카피가 돋보이는 작은 브랜드의 사례를 모아봤어요. 다양한 사례를 보며 나의 기준으로 좋은 점 혹은 아쉬운 점을 생각해 보고, 우리 브랜드에 적용할 만한 인사이트도 얻어보세요.
💡 쇼핑몰 카피라이팅 레퍼런스 모음
우선, 당연해 보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카피라이팅 기본 원칙을 알려드릴게요. 여러 책과 아티클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들을 추려보았어요.
1. 고객의 언어로 쓰기
내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듯,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을 만든 사람, 파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이 글을 볼 사람, 이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실제로 할 법한 생각과 말을 담고 있을 때 눈에 띌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 카피가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면, 혹시 나에게만 당연한 이야기를 매번 비슷하게 반복하고 있지 않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쉽고 단순하게 쓰기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콘텐츠를 접합니다. 수많은 콘텐츠 사이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면, 당연히 길고 어려운 글보다 짧고 단순한 글이 승산이 높겠죠. 조사, 부사 등 더 줄일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로 바꾸어 보면서 조금 더 임팩트 있는 한 줄을 고민해 보세요.
3. 매체마다 더 효과적인 카피 찾기
같은 제품이라도 매체마다, 상황마다 효과적인 카피가 다릅니다. 인스타그램 이미지 광고 내 카피와 텍스트만 있는 검색 광고 구좌에서의 카피는 역할이 다르죠. 스토리텔링을 감성적으로 풀어낼 때와 프로모션 혜택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의 카피는 완전히 달라질 거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정답인 카피는 없기 때문에 꾸준히 테스트하며 효과적인 매체+카피 조합을 찾아보세요.
4. 레퍼런스 무작정 맹신하지 않기
좋은 카피를 보고, 그대로 우리 브랜드에 가져와서 사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카피를 무작정 따라 하는 건 윤리적 문제도 있지만, 효과 측면에서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 카피의 맥락, 목적, 내가 좋았던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우리 브랜드에 맞는 카피를 고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브랜드 슬로건은 광고 카피와 비슷합니다. 단 한 문장으로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요약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이 흥미를 느끼도록 만들어야 하죠. 공식 웹사이트 소개, 브랜드 스토리, 소셜미디어 계정 소개 등 다양한 공간에 쓰입니다.
아임웹과 함께 하는 브랜드 중에는 자신만의 취향으로 꾸려진 작은 소품샵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던 행키 HANKY의 슬로건은 ‘생활의 조촐한 유난’입니다. ‘조촐한’ + ‘유난’이라는 단어 조합이 의외이면서 신선해요. 양말, 파우치, 지갑과 같은 생활용품은 작지만 나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되는데요. 뭔가 대단하게 드러내고 싶지는 않지만, 남들과 똑같아지고 싶지는 않은 마음. 그 마음을 잘 건드린 멋진 슬로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그랬어(grassglass)는 ‘다정한 이야기를 품은 애착사물(爱着事物)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습니다. 역시 ‘애착사물’이라는 독특한 합성어를 사용했어요. 애착은 보통 ‘애착 인형’, ‘애착 베개’ 등 아이들의 물건에 자주 쓰이는 단어인데, ‘사물’이라는 단어에 붙으니 다정하고 아기자기하지만 조금 더 어른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브랜드 스토리에서도 ‘다정을 부지런히 고민하는 브랜드’라는 설명을 덧붙여 슬로건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슬로건이 꼭 독특하고 신선한 문장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한 슬로건도 있죠. 이때 중요한 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효용이 아니라,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가치를 표현해야 한다는 거예요.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손에 잡힐 듯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언어로요.
대표적인 예가 미션캠프의 슬로건이에요. 미션캠프는 매월 다른 테마의 삶을 제안하는 잡지 ‘컨셉진’을 발행하고, 다양한 참여/체험형 워크숍을 운영하는데요.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우리는 매달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라는 슬로건에서 미션캠프의 방향성을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심랩의 슬로건은 ‘당신의 작심을 응원하는 공간’입니다. 단백질 쉐이크, 콤부차 등 다이어트 식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혹은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면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작심랩은 ‘늘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마음먹는 당신을 응원한다’는 스토리를 덧입혀 ‘작심’이라는 컨셉을 만들고 이를 브랜드명, 브랜드 스토리, 슬로건까지 일관되게 녹여냈습니다.
상세페이지는 고객의 제품을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거쳐가는 콘텐츠로, 구매를 고려 중인 고객을 전환시킬 수 있는 설득력있는 카피라이팅이 중요합니다. 아래 사례들을 통해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객을 설득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어요.
날씨 온라인샵의 상품 소개글을 읽고 나면, 그저 평범해보였던 옷도 묘하게 달라보입니다. ‘마지막 단추를 잠그는 순간 정갈한 멋이 흐릅니다’, ‘밀리터리 무드를 풀어내기 위해서 더하기보다 뺄셈이 필요했습니다’와 같은 문장은 색감, 디자인, 원단을 설명하던 보통의 옷 소개글과는 완전히 다르죠. 옷이 주는 느낌과 옷을 입는 상황 그 자체를 생생한 언어로 공들여 묘사하고 있거든요. 만드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옷을 만들었는지, 이 옷을 입을 때의 내 모습이 어떨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카피입니다. 그렇게 상상하고 난 후 다시 보는 옷의 매력도 자연스럽게 배가 되죠.
뷰티 브랜드 모토몬트의 카피는 조금 더 전략적입니다. ‘화장이 무너지는 오후 2시’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매일 오후 2시에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수량의 상품 프로모션으로 연결하고 있어요. 타겟 고객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상황(오후에 화장이 무너지고 수정 화장이 필요한 상황)으로 관심을 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사의 제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후 2시’라는 특정한 시간을 점유하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도 영리한 선택이에요.
테이스트 오브 체리는 시중에 수많은 다이어리와 달리 이 다이어리를 만들게 된 이유를 상세페이지에서 과감하고 솔직하게 표현했어요.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듯 빠져들다가, 그 이야기가 제품의 개발 과정과 특징으로 연결되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약 우리 브랜드와 제품이 개인적인 에피소드로부터 시작되었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좋은 설득 포인트가 될 수 있겠죠.
디지털 광고 매체는 무척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가지 사례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요. 여기서는 메타(인스타그램/페이스북) DA 광고 소재를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DA 광고는 사진 등 비주얼과 카피가 통합된 이미지컷 소재를 많이 활용합니다. 아직 우리 제품을 잘 모르지만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 고객들의 흥미를 끌고, 쇼핑몰로 유입시키는 목적으로 광고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는 잠재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그리고 우리 브랜드와 제품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아주 뾰족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제시하는 카피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문구 브랜드 낼나샵은 대표 제품 ‘포커스 온 타이머’ 광고에서 타이머를 구매하는 많은 상황 중 ‘뻔하지 않지만 가격대는 적당한 선물을 찾는 상황’ 딱 하나에 집중했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보통 지인과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가격대가 2~3만 원 대라는 점, 그리고 비슷비슷한 핸드크림을 선물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찾고 이를 광고에 녹여낸 거죠. 친구의 선물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카피입니다.
내가 선택한 주제로 하루 1개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메시지 구독 서비스, 원데이원메시지의 광고입니다. ‘1일 1메시지, 하루 105원’으로 일 단위 금액을 표현하여 서비스 가치 대비 이용료를 저렴하게 느낄 수 있도록 카피를 작성했습니다. 실물 상품이 아니고, 텍스트 메시지 기반의 서비스이기에 유료로 이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언뜻 비싸다고 느끼는 고객들도 있을 텐데요. 잠재 고객이 구매하기 전 고민하는 부분, 걱정이나 우려를 카피를 통해 해소한 영리한 사례입니다.
우리 고객에게 '먹히는' 확실한 셀링 포인트 하나를 찾았다면, 이를 다양한 매체의 카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최적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인테리어 브랜드 라익디스는 실제 고객의 리뷰, 여러 차례의 A/B 테스트를 통해 ‘물세탁이 가능하다’, ‘빨아쓸 수 있다’는 포인트가 가장 효과적인 소구점임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같은 셀링 포인트를 검색 광고, DA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 반영하되, 매체에 맞게 적절한 변주를 주는 방식을 잘 활용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단어를 바꾸거나 이미지와의 조합을 바꾸거나 프로모션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카피를 테스트 해보고 최적화하고 있는 점이 돋보이죠.
📌 <카피 잘 쓰는 브랜드 사례집> 핵심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