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도 발효되어 익어가길 - 서울브루어리
2025. 02. 26
2025. 02. 26
<서울브루어리> 이수용 대표
맥주, 어디까지 경험해 보셨나요?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금빛 라거부터 어두운 색의 스타우트, IPA, 사워에일, 바이젠 등등 실로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하나의 종류 안에서도 세분화된 스타일이 다양하게 있어요. 예를 들어 IPA 하나만 해도 New england IPA, Hazy IPA, West coast IPA 등의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수제 맥주의 인기 높아지면서 지역 별로 많은 브루어리들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수제 맥주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졌어요.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은 2018년에 70개 남짓이었지만, 2년 뒤인 2020년에는 120개가 넘을 정도로 그 성장세가 빨랐죠.*
서울브루어리는 이름처럼 서울을 기반으로 2017년에 시작한 수제맥주 브랜드입니다. 일 년 내내 만날 수 있는 이어 라운드(Year-Round) 맥주와 계절마다 한정으로 만날 수 있는 시즈널(seasonal)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단순히 맥주뿐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맥주와 문화를 함께 만드는 서울브루어리의 이수용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참고: 크래프트 비어 코리아 대한민국 수제맥주 가이드북 2020(비어포스트)
서울브루어리의 시작은 어떤 부분에서도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이수용 대표는 건축 설계를 전공했지만, 디자이너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 대학원에서 경영을 전공하고 해외사업개발과 부동산 컨설턴트 등의 일을 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문득 크래프트 맥주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하고 싶은 일을 생각에서 멈추지 않은 이수용 대표는 2017년에 법인을 세우고, 합정의 주택을 개조해 작은 양조장을 만들었어요. 합정을 선택한 이유도 온전히 ‘편한 공간의 뒷마당에서 술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대표님의 생각처럼 서울브루어리의 방향성도 ‘새로운 맥주를 끊임없이 만들어서, 고객들한테 다양한 경험을 주자’는 거였어요. 합정점에 이어 한남점을 만들고, 2023년 성수점을 오픈했죠.
‘제 기질인 것 같아요. 재미있지 않으면 의미 있게 살 수가 없다는 것’ 이수용 대표는 어떤 목표를 구상하고 달리기보다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왔다고 합니다. 삶을 고민하면서 한 번 태어난 인생에서 재미가 없으면 의미 있게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대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며 시도와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도, 과정에서 두려움이 없을 순 없다고요. 최대한 두려움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주한다면 과정에서 생기는 소소한 즐거움에 집중해서 극복해 나간다고 해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이런 경험들이 쌓여 결국 더 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두려움과 설렘은 모두 ‘떨리는 일’을 말하지만, 결국 임하는 태도의 차이가 아닐까요?
서울브루어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맥주를 만듭니다. 웹사이트에 있는 시즈널 맥주 종류만해도 56가지에 달하고, 일 년 내내 판매하는 이어 라운드와 콜라보까지 포함하면 무려 100종 이상의 맥주를 선보였어요. 2018년 3월에 첫 맥주를 만든 이후, 7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동안 정말 수많은 도전을 이어왔죠. 다소 침체된 맥주 시장에서도 멈추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일본에서 열린 재팬 브루어스컵(Japan Brewers Cup)의 다크 비어(Dark Beer)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재팬 브루어스컵(Japan Brewers Cup)에 갔을 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장이나 환경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선 가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죠.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브루어리에 대해 알고 있었고, 한국어로 인사하려고 노력하며 많은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에 대해 많이 놀랐다고요. 이러한 경험은 결국 시도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일이었기에, 더욱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어요. 어떤 계획을 세워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기에, 완벽을 기하기보다는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철저한 계획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망설이기보다는 직접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서울브루어리가 맥주를,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서울브루어리는 단순히 맥주를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교류하는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양주 문화’인데요. 과거에는 집에서 술을 빚고, 손님을 맞이하며 환대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서울브루어리는 이러한 전통을 서울브루어리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양조장을 찾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브루어리는 세계 곳곳을 직접 찾아가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있어요. 해외 양조장을 방문하고, 지역의 음식을 맛보며,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고 있는데요. 외국에서 만난 사람들이 “서울에 갈 거야”라고 하면, 서울브루어리는 망설임 없이 “그럼 와! 맥주 한잔하자”고 말한대요.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맥주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한다고요.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고, 열린 태도로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곳. 서울브루어리는 단순히 맥주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맥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네트워킹하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그것이 서울브루어리가 맥주를 통해 만들어가고 싶은 이야기 아닐까요?
전혀 다른 성격의 물과 홉, 보리가 섞이면서 발효되어 맥주가 만들어지듯, 전혀 다른 사람들의 우연한 만남도 익어가며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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