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소비자(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플랫폼의 재무적 안정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커머스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과연 온라인 사업자, 소상공인, 셀러들은 이러한 오픈마켓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업계 관계자 및 일부 전문가들은 D2C(자사몰)이 거대 이커머스에 의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D2C의 뜻, D2C 자사몰 구축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성공적으로 D2C를 구축,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사례를 정리해 봤습니다.
📌 오픈마켓의 위기, D2C 자사몰이 대안인 이유
티몬·위메프 사태 전 온라인 셀러들은 오픈마켓에 입점하여 매출을 견인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초반부터 자체 판매 채널을 만들고 매출을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반면 오픈마켓에는 이미 고객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어, 인지도가 없는 초기 브랜드가 상품을 노출하고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채널입니다. 그래서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고, 대금 정산이 길어지더라도 오픈마켓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티몬·위메프와 유사한 오픈마켓 미정산 사태가 앞으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몸집을 키워왔죠. 최근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재무제표 분석 결과 10곳 중 4곳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자본금 모두 소진 후 적자인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 흐름을 따라왔던 오픈마켓의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물론 여전히 건재한 플랫폼들도 있지만, 재무 안정성 우려가 커짐에 따라 더이상 판매자가 오픈마켓에만 의존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온라인 소비자들은 주로 합리적인 가격, 구매 편리성을 이유로 구매 채널을 선택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에 ‘신뢰’라는 키워드가 크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들이 위험성이 매우 적은 대형 플랫폼, 혹은 아예 해당 상품의 공식 홈페이지/자사몰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고요.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한 판매 채널의 필요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안으로 D2C, 자사몰이 떠오르고 있죠. 관계자 및 일부 전문가들은 자사몰이 거대 이커머스에 의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합니다.
D2C(Direct To Customer, Consumer)란,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합니다. 물론 오프라인도 가능하지만, 주로 제약이 적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최근 활발하게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쿠팡, 11번가 같은 오픈마켓과 무신사, 마켓컬리, 오늘의집 등 대형 버티컬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자사몰을 통해 직접 고객과 거래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급부상한 D2C 전략은 최근에도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크게 다음 3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1) 수익성 개선
2) 고객 데이터 및 인사이트 확보
3) 고객 경험 및 브랜딩 강화
살펴보시면, 위 3가지 요소 모두 ‘브랜드 지속성’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주도권을 갖고 장기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이제 D2C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죠.
물론 초기 브랜드가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오픈마켓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 입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초기 브랜드이든, 이미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진 브랜드이든 결국에는 '자사몰을 지향한다’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채널을 운영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오픈마켓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 비중을 키워야, 티몬 위메프 사태와 같은 갑작스럽고 치명적인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픈마켓을 ‘고객을 유입시키는 채널’, 자사몰은 ‘유입한 고객을 보존하고 활성화하는 채널’로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초반에는 고객 유입에 좀 더 집중하되, 점차 자사몰로 확보하는 고객과 매출 비중을 키워간다면 점진적으로 브랜드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뷰티, 식품, 인테리어까지, 요즘 뜨는 D2C 성공 사례
(1) [뷰티] 심플리웍스
강력한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는 스킨케어 브랜드 심플리웍스. 첫 판매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시작했지만, 일회성 구매에 그치는 펀딩 시스템을 벗어나 브랜드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자사몰을 시작했어요.
특히 객단가와 매출을 높이는 것은 물론, 브랜드 충성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는 '한번데이 프로모션'을 통해 영향력을 더욱 더 키울 수 있었는데요. 심플리웍스의 자사몰을 들여다 보면 상세 페이지, 상세 설명, 상품 및 옵션 구성 등 구매를 유도하는 모든 과정이 꼼꼼하고 치밀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2) [인테리어] 라익디스
심플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 제품을 선보이는 라익디스는 치열한 인테리어 시장에서 고객을 사로잡고 있는 3년차 신생 브랜드입니다. 누적 10만 개 이상 팔린 히트 상품 ‘미니멀 러그’로 시작하여 최근 3년간 80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라익디스는 자사몰 구매 리뷰 등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얻어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광고 유입부터 구매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촘촘한 구매 여정을 설계했어요. 또한 이렇게 유입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크로스셀링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지금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3) [식품] 귤메달
"귤 하나로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브랜드, 귤메달은 '시트리스를 통해 즐거움을 전한다'는 모토로 하는 과일 브랜드입니다. 귤의 이미지를 활용해 예상치 못한 과감한 비주얼을 보여주거나, 나의 귤 취향을 알아볼 수 있는 시트러스 테스트를 만드는 등 매력적인 콘텐츠와 마케팅을 보여주는데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식품을 넘어 패션, 소품 등 다채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오프라인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사업 초기부터 자사몰과 자체 채널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귤메달은 브랜딩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자사몰로 꾸준히 연결시키며 요즘 가장 주목 받는 과일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브랜드 지속성 관점에서 D2C 전략이 필요한 이유와 자사몰 구축 성공 사례를 정리해 봤습니다. 티메프 이슈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브랜드 모두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