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젤.힙! 레트로 하이틴 스튜디오 - 알로사우루스, 조유정
2024. 01. 26
2024.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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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사우루스
레트로 하이틴 컨셉의 포토 스튜디오 브랜드.
학창 시절에만 입던 교복을 언제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유니폼으로! 평생 소장할 수 있는 세. 젤. 힘 증명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어릴 적 자유로움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클래식 하면서도 독특한 컨셉의 사진으로 익숙한 듯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사진을 찍으러 오시는 이유는 당시의 예쁜 자기 모습을 남기러 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화장이나 포즈 같은 부분이 아쉬우면 사진을 아무리 잘 찍어도 만족스럽지 않잖아요. 특히 자신을 가꾸는 데 서툰 학창시절 때 찍은 사진은 나중에 커서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 분들을 사진으로 예쁘게 담아드리고 싶었고, 또 그럴 자신도 있었어요. 심지어 전 제 모습을 잘 꾸미는 데에도 자신이 있었으니까. 사진관으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옛날 것’에 끌렸어요.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빈티지고, 레트로 느낌이 나는 물건도 좋아해요. ‘알로사우루스’도 공룡 이름인데요. 제가 박물관을 좋아해서 거기에 전시된 공룡의 뼈, 고대 서적, 유물 같은 것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사진관 컨셉을 정할 때도 그랬고요.
제가 좋아하는 옛날 것과 사진관을 생각해 봤을 때 자연스럽게 옛날 교복이 떠오르더라고요. 근데 그 당시에 ‘교복’ 하면 롯데월드에 교복을 입고 놀러 가거나,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 찍는 것밖에 없었죠. 그때 ‘교복 대여도 해주고, 레트로 하이틴 컨셉으로 스타일링까지 해주는 사진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무드를 만들어 나가는 곳은 없을 것 같아서. 진짜 대박 날 것 같았거든요.
회사 다닐 때 선배한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유정아, 너는 왜 이렇게 경쟁 심리가 없냐. 욕심 좀 가지고 살아라.” 저는 그냥 밥벌이할 정도의 수익만 있으면 된다고 그랬거든요. 그냥 평탄하게, 평화롭게 살면 그게 최고다. 근데 사업 시작하고 좀 변했죠.
직장 다닐 때 월화수목금 좀비처럼 출퇴근하고 집에 오면 쓰러져 자고 이랬는데, 지금은 쉬는 날에도 새로운 거 없을까 머리를 굴려요. 그런데도 오히려 지금이 너무 꿈 같아요. 시간도 제 마음대로 뺄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요..
AI 애플리케이션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알로사우루스와 유사하긴 해요. 하지만 저희는 사람이 직접 촬영부터 보정까지 하다 보니까 보다 전문적이고, 손님들이 원하는 맞춤형 사진이 가능해요.포즈, 메이크업, 의상 모든 걸 고려할 수 있죠.
저희는 손님이 오셨을 때 레트로 하이틴 컨셉에 맞춰서 정해진 복장과 포즈를 권유하는 게 아니라, 손님에게 잘 맞는 복장과 포즈, 각도를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예를 들어, ‘손님은 이런 이유로 왼쪽 얼굴이 예쁘니까 이런 스타일을 하면 좋을 것 같고, 교복 굳이 안 입으셔도 된다’고 이야기해 드리는 거죠. 이런 점에서 확실히 차별화되어 있다는 걸 손님들도 알아봐 주시니까 더욱 자신감이 생겨요.
제 이름 석 자, 그러니까 저 자신이에요. 제 삶은 알로사우루스를 중심으로 돌아가죠. 지인들로부터 브랜드 칭찬이나 언급을 건너 듣게 될 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져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은 편이에요. 대학교 때 전공은 패션디자인과였고, 졸업 후에는 쇼핑몰에서 패션MD로 일했어요. 퇴사하고 난 후에는 그림도 그리고 디자인 일도 했죠. 지금은 사진관 ‘알로사우루스’와 의류 사업 ‘사우루스 걸’을 하고 있지만, 언젠간 미술학원 차려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주류 관련 일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만약 제가 나중에 다른 사업을 벌인다고 해도 그 기반은 알로사우루스에서 나온 걸 거예요.
처음에는 불안했었지만, 이제는 상관없어요. 알로사우루스가 원조라는 걸 다들 알아주시는 것 같거든요. 사실 저희가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저희를 따라 한 사진관이 생겼었어요. 그때는 정말 화가 났지만 ‘알로사우루스를 더 키워서 어떤 사진관 생기든 원조는 따라올 수 없게 만들어야지. 내가 더 잘하면 돼.’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지금도 다양한 컨셉의 사진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오히려 걱정되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분들은 정해진 무드로 시작했기 때문에 트렌드가 변하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레트로 하이틴’ 컨셉만이 아니라, 손님들이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 예쁜 모습을 잘 담아드리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와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쌍둥이 자매가 있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거든요. 알로사우루스 옆에 ‘지니크업’이라고 메이크업샵을 내서 거기서 메이크업 받고 사진을 찍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거기다 남자 친구는 촬영일을 해서 셋이 사업 파트너 관계가 되었죠.
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부모님께 사업계획서를 보여드리면서 지원을 받으려고 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창업이 만만한 게 아니라며 걱정하셨지만, 어머니께서는 젊었을 때 해 보고 싶은 거 다 해보라고 하셨죠. 지금은 지원금도 다 갚고 용돈도 드리고 있어요. 부모님께서 딸이 용돈 준다고 자랑하고 다니시고 자식 잘 키웠다는 이야기도 듣고 다니셔서 너무 뿌듯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자면 명확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며 창업을 생각하는 건 솔직히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퇴사한 뒤 무엇을 할 것인지가 확실하게 머릿속에 있다면 회사를 나오는 것도 해볼 만 하죠.
대신 모아두었던 돈이라든가 부수입 아르바이트 같은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은 있어야 해요. 그래야 심리적 불안감이 훨씬 덜하더라고요. 저는 20대 중반에 창업을 시작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충분히 고민해 보시되 확신이 생긴다면 바로 시작하는 걸 추천드려요.
트렌디하고 유행 타는 사진관이 아니라, 오래된 사진관처럼 기억되고 싶어요.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변하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고 싶어요. 패키지에 지속적인 변화를 주거나 새롭게 만드는 걸 피하는 것도 그래서고요. 옛날 동네 사진관 같은, 처음 그 콘셉트 그대로를 기억해 주시고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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