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초콜릿말고, 진짜 제주도다운 기념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 오두제

2023. 12. 13

<오두제> 정지솔 디렉터

감귤 초콜릿말고 “진짜 제주도다운” 기념품

지난 10월, 아임웹팀은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왔어요. 업무 일정을 마친 마지막 날, 팀원들을 위한 기념품을 고르는데 난감하더군요. 많은 브랜드를 접하는 만큼 심미적 기준이 높은 팀원들에게 감귤 초콜릿말고, 땅콩 비스킷말고, 높은 품질의, 뻔하지 않은, 적정 가격선의 선물을 찾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근데 이 브랜드 덕에 살았어요.

한 겹 더 가까이, 브랜드의 본질을 알아보는 Peel the Brand. 제주도를 담은 오브제를 만드는 브랜드 오두제편입니다.

브랜드 한 겹: 나같은 사람이 100명은 되겠지

오두제를 운영하는 정지솔 디렉터는 대학교 때 사진을 전공했습니다. 좋아하는 전공을 살려 을지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했는데, 갑작스레 코로나가 찾아왔죠. 예기치 못한 이슈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어느 날, 지솔님 눈앞에 창업 지원 광고가 보였는데요. ‘평생 사진만 해오던 사람인데,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도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재밌겠다는 생각에 덜컥 지원했습니다. 신청 과정에서 활동 지역을 골라야 했는데, 즉흥적으로 제주도를 선택했다고 하는데요. 본인이 자연에서 영감을 크게 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지원 사업에 통과 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며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에서 영감을 받으며, 본인이 ‘기념품 덕후’라는 사실을 떠올렸어요. 박물관에 갈 때마다 꼭 기념품을 사 오는데, 유독 제주도에선 살 게 없었던 것이죠. 이를 계기로 ‘진짜 제주도 다운 기념품’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살면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기에 떨리는 마음을 가졌는데요. 제품이 점차 형태를 갖추면서 두려운 마음은 이내 설레는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은 사겠다’ ‘나 같은 사람이 100명은 되겠지’라는 자신감으로 공예, 디자인, 패키징, 판매까지 함께하며 오두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두 겹: 제주도를 뒤집어 새롭게 바라본 브랜드

“오두제 ODUJEJ” 들어본 적 없는 단어라 조금은 생소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주도를 영어로 쓴 JEJUDO 알파벳을 거꾸로 배열한 단어에요. 브랜드 이름에서 느껴지듯 오두제는 물건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살짝 다르게 바라봤을 때 낯설게 느껴지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품에서 그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데요.

브랜드를 시작하며 제주도를 조사하던 정지솔 디렉터는 ‘머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 기능 없이 곳곳에 쌓여있는 돌무더기를 말하는데요. 제주의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제주다운 오브제’라고 생각했죠. ‘쓸모없는 돌무더기에 의미를 담아 쓰임새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민하다가 크레용을 떠올려 머들 크레용이 탄생되었습니다. 일상에서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곱씹어보면 ‘기념품’은 특별해요. 좋았던 순간의 기억을 담고 있잖아요. 스치듯 지나간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리는 오두제의 머들 크레용은 정말 탁월한 기념품이죠.

브랜드 세 겹: “케첩같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케첩같은 제품이라니! 미학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오두제의 제품과는 조금 멀어보이는데요. 케첩같은 제품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고, 어디에서든지 팔릴 수 있으니까요. 현재의 오두제에서 목표에 가장 근접한 제품은 머들 크레용이라고 하는데요. 케첩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그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게 되면 그 제품에만 오랜 기간 공을 들이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오두제가 제 삶이거든요” 오두제라는 브랜드와 함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제품으로 더 좋은 감동을 주고 싶다는 정지솔 디렉터. 그렇기에 더 열심히 제품을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퍼지고,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데요. 아름다움은 역시 만국 공통어였을까요? 2021년에는 해외에서 오두제의 탁월함을 알아보고 ‘패키지가 아름다운 아시아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우주가 무수히 많은 곳에서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아름다운 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세상에 대한 찬사입니다. 이는 지솔님이 바라본 세상에 대한 생각과도 같은데요. 오두제와 함께 기쁜 일뿐만 아니라 힘든 경험도 많이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오두제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데요. 무수히 많은 곳에서 오두제가 함께 하기를. 오두제와 함께하는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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