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3단계’로 매출 4.5억 달성! 페어티의 상세페이지 노하우
2023. 11. 15
2023. 11. 15
단일 제품, 그것도 오해와 편견이 가득한 ‘티팬티'라는 제품으로 1년 만에 4.5억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 페어티. 몇 번의 펀딩을 통해 팬덤이 생겼고, 이에 힘입어 최근 자사몰까지 론칭하게 되었는데요. 국내에선 낯선 제품으로 매출과 팬덤을 이끌어 낸 페어티의 상세페이지엔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요? 페어티 이슬기 대표를 만나 상세페이지 노하우를 들어보았습니다.
📌 이런 분이라면 특히 주목해 주세요!
✍️ 저자: 이슬기
브랜드 '페어티' 대표
*외부 전문가가 기고한 글입니다. 아임웹 블로그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기고 내용은 아임웹 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페어티 대표 이슬기입니다. 페어티가 론칭 1년간 4.5억 매출을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상세페이지였는데요. 오늘 저희가 집중했던 상세페이지 속 스토리텔링 노하우를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처음에는 간단한 노션 페이지를 통해 체험단 모집을 해보려고 했어요.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무료 체험해 보고 싶은 분들이 꽤 있을 것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신청이 많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품을 불편해하는 인식이 생각보다 크고, 그 인식을 깨뜨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왜 우리가 티팬티를 입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더니 그때부터 한 번 입어보겠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그제야 ‘우리 제품은 설득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구나!’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어요.
만약 페어티를 ‘예쁜/야한 속옷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싶었다면 그냥 비주얼을 강조하면 됐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근본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오랜 착용 경험을 통해 티팬티가 여성의 신체를 오히려 덜 압박하고 새로운 편안함을 주는 옷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 가치를 잘 전달해서 여성들이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특히 저는 상세페이지에서 ‘어떤 순서로 설득할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초면에 갑자기 다가오는 사람은 부담스러운 것처럼, 처음부터 ‘왜 편견을 가지시나요? 정말 편하다고요!’라고 주장하면 오히려 고객은 부담스럽고 의문을 가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좀 길어지더라도 우리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끝까지 읽으면서 서서히 스며드는 상세페이지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 시절 상세페이지는 정말 긴 편이에요.)
‘너 요즘 이게 불편하지?’ 말하지 않았던 고민을 친구가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친구와 더 가까워집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죠. 설득의 1단계는 현재 고객이 마주한 불편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공감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면 삼각팬티, 심리스팬티, 드로즈, 심지어 남자 트렁크까지 안 입어본 속옷이 없던 흔히 말하는 ‘팬티 유목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속옷 유형의 불편한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죠. 유형별 속옷의 불편한 점을 하나씩 짚어주면서, 근본적으로 고객이 고민하고 있을 ‘결국 내 몸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어요. 이렇게 초반에 만들어 둔 공감대는 이후 상세페이지가 길어지더라도 이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이제 고객의 불편한 상황을 우리 제품으로 해결해 주겠다며 자신감 있게 설득할 단계입니다. 특히 수많은 제품 중 왜 우리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줘야합니다. 만약 페어티처럼 접근성이 낮고 설명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이 부분을 더욱 신경 써야겠죠. 페어티는 사람들의 가장 고정관념과 편견에 반박하기 위해 데이터, 그리고 제품력을 활용했어요.
해외 기사, 해외 커뮤니티를 보면서 데이터를 모아 해외(특히 미국)에서는 티팬티를 일상적으로 입는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마침 우리나라에도 운동 열풍과 함께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개념이 널리 퍼지는 때였고, 티팬티에 관한 관심도도 함께 상승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검색량 데이터를 통해 제품의 대중화를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 제품 착용 컷을 활용하는 법
창작자들이 직접 모델이 되거나 다양한 데일리 옷과 매치한 착용 컷을 찍은 것도 좋은 방법이었어요. 주변에서 ‘그런 건 마른 사람만 입을 수 있는 거 아니야?’, ‘글래머 체형만 입을 수 있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다양한 체형을 가진 모델이 페어티를 입는 모습, 스스로 지금의 몸에 만족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왜 티팬티를 불편한 속옷이라고 느끼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했어요. 거의 모든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별점이 낮은 후기들을 모아 분류했고, 저희가 직접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입어보면서 불편한 점들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편한 점들을 우리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도록 10번 이상 수정하며 제품을 완성했습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문제를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어요. ① 잘 늘어나지 않는 원단, ② 일원화된 사이즈와 모양으로 만들어진 디자인, ③ 저렴한 본딩처리으로 몇 번 입지 못하는 봉제 기술. 페어티 제품은 이를 개선하였고, 상세페이지에서도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제품력을 어필했습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이제 이 믿을만한 제품을 ‘누가' 만드는지 이야기 해주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작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때는 특히 제작자에 대한 믿음이 적을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가 가진 전문성과 제품에 대한 진심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페어티 제품은 속옷만 20년 동안 만든 장인분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또한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패턴 제작, 원단 재단, 밴드 제작, 봉제실, 나염 공장, 검수, 포장 등 무려 20명의 사람들이 필요하죠. 이러한 전문가들을 소개한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임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래, 많이 입어봤다고 무조건 제품을 잘 만드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경험의 깊이는 무엇으로도 대체가 불가하다'는 말처럼 여성의 몸과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우리 자신 역시 전문가임을 강조했습니다. (p.s. ‘경험의 깊이는 무엇으로도 대체가 불가하다'는 실제 고객님이 해주신 말이에요.)
👉🏼 이렇게 해보세요!
정말 감사하게도, 첫 펀딩 이후 페어티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생겼습니다. 작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팬분이 정말 소중했고, 이분들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통을 이어갔어요. ‘페어링’이라는 귀여운 팬덤 이름도 붙였고요. 페어링들의 진심이 가득한 리뷰와 이벤트 참여 덕분에 추후 만들어진 상세페이지, 자사몰에서 더 긍정적인 소셜프루프*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소셜프루프(Social Proof, 사회적 검증 효과)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행동을 따라가는 것을 뜻하며, 소비자들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 효과 중 하나입니다.
브랜드의 진심이 눈에 보이는 상세페이지
제품에 진심을 다하는 브랜드는 정말 많습니다. 페어티가 특별했던 건, 이 진심을 어떻게 데이터나 제품력 같은 직관적인 표현으로 드러낼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했다는 점이었어요.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브랜드 스토리가 더 빛날 수 있었고,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른 브랜드들에게 이 글이 작은 힌트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 세 줄 요약 정리
*페어티는 아임웹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입니다.
by 마케팅 다운